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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에세이] 당신은, H일보 사태 뒤에 있는 또 다른 진실을 보지 못했다.
등록날짜 [ 2013년10월22일 15시37분 ]

H일보 사태를 웬만한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알 것 같다. 하지만 H일보를 응원한 많은 이들은 눈앞에 보이는 사주와 노조사이에서 벌어지는 사실관계에만 파악한 것 같다.

 

게다가 H일보를 응원한 많은 언론과 기자들은 자신들의 뒷 세계에서 돌아가는 부조리한 내면은 피한 것 같아 더욱 비열하게 느껴진다.

 

하기야 알려진 게 잘 있을까. 그러나 공무원이면 열이면 열, 다 알지 싶다. 또 시민사회단체도 이 부분을 알 것도 같은데도, 조용하다. 물론 자기 일이 아니거니와 언론계 문제는 건들기가 매우 곤혹스럽다는 거. 하지만 H일보 사태에는 끼어들었더라. 12개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성명을 내고 H일보에 대한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한 것.

 

H일보 사태가 큰 이슈였어 그랬던걸까. 아님 H일보 회장의 막가파식 일처리로 정의가 짓밟힌 것에 대한 반작용적 목소리일까. 하지만 정작 관언유착을 통해서 정의가 짓밟히고 있는 다른 부분들도 많다.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은 H일보 사태를 폄하하는 것이 아님을 미리 밝혀두고, 우선 간략하게 H일보 사태를 잠시 논하고 설명을 이어가겠다. H일보 노동조합이 지난 4월 H일보 회장을 200억 횡령 배임으로 검찰에 고발하자, 곧 H일보 사태라는 일이 터졌다.

 

H일보 회장은, 용역을 통해 근무 중이던 당직 기자 2명을 쫓아내고, 회사의 허가를 받은 직원만 출입시키고 나머지는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더구나 H일보 회장은, 기존 편집국장 등을 해고하고 ‘근로제공 확약서’라는 문서에 서명하지 않는 직원은 편집국에 출입할 수 없게 했다.

 

확약서는 즉, 회사에서 임명한 편집국장과 부서장의 지휘에 따라 근로를 하라는 내용으로, 이는 절차가 깡그리 무시된, 조선시대 노비문서로 비쳐진 양 H일보 직원들에게 엄청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이런 과정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지켜본 많은 시민들도, H일보 회장의 일처리가 민주사회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막가파식 행동으로 보이게 하고도 충분했다.

 

H일보 기자들도 편집국장 해임에 정당한 절차가 무시되었다며 H일보 회장의 독단에 들고 일어났다.

 

“200억 원 돌려놓고 회장은 퇴진하라”, “부당인사 불법인사 즉각 철회하라”, “배임횡령 회장 종신행 각오해” 등등 피켓을 들고.

 

여기에 언론, 지식인, 시민들은 독단적인 H일보 회장보다는 노조측에 힘을 실어줬다. 그리고 지금 H일보 사태는 H일보 회장의 구속과 회생절차로 일단락됐다.

 

그래서 현재는 H일보의 앞날을 논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H일보 측에선 H일보 매각 부분에 대해 “편집권 독립 보장과 사주 견제 수단 확보”를 깊이 있게 보고 있는 것 같다.

 

여기다 신문방송학과 모교수는 “‘우리 사회에 H일보가 왜 필요하냐’는 것을 명확히 알리는 것과 단순히 어느 편도 들지 않는 ‘중립’이 아니라, 옳은 위치에 서겠다는 ‘중용’의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아주 좋은 충고도 했다.

 

이렇게 모두들 H일보 사태를 걱정한다. 하지만 H일보는 전통성에서 우리나라의 중견급 언론사 이상으로 봐도 무방할 거라는 전제하에, 아무리 H일보가 적자에 허덕이거나 매각 되고, 기자가 바뀌어도 정통성에 끊김이 없다면 하급 언론사에 대해서는 언제나 ‘갑일 수 있다’라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두드리냐 싶은 말로 들리겠지만, 쉽게 말해 조선일보와 신생언론사가 같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바로 H일보도 하급 언론사에 대해서 ‘갑’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무작정 매도해서 여기서 ‘갑’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또 전통, 조직, 양질의 콘텐츠 등 이런 것을 두고 지금 말하지 않는다. 정확히 논하는 것은, 언론사라면 누구나 공평하게 취재의 권한이 있다는 이 말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때로는 ‘갑’에 해당하는 언론사들은 관언유착으로 비쳐질 수 있는 비상식적인 모습을 통해, ‘을’ 언론사에 대해, 때때로 출입처의 출입문제를 두고 왈가불가 직접 논한다.

 

올 1월, A도청에 ‘출입등록을 받아라’고 하니, 도청 대변인 관계자는 “인터넷신문은 안 된다”고 했다. 왜냐고 하니 “기자 간사단을 운영해, 그쪽에서 한다”며 “그쪽에서 하는 일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못 한다”고 말했다.

 

고로 그 간사가 누구냐 하니 “H일보 기자다”란다. 기자 개인 문제를 가지고 회사를 논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면, 기자는 공인이며 회사를 대표할 수 있다.

 

바로 이런 행위들이 ‘을’ 언론사에 대한 ‘갑’ 행위가 아니냐란 말이다. 게다가 기자가 왜 관공서의 출입 문제를 논하는 것인가. 여기다 공무원들이 무엇 때문에 저런 반응을 하고 기자단이라는 무리가 무엇 때문에 저렇게 쉴드(방어막)치고 있는 건지 한 번 생각해보기 바란다.

 

더 웃긴 것은 이 부분에 대해 공무원들은 두말할 것도 없지만, 정치인도 ‘갑’에 붙어 서로 짬짜미가 된 것 같은 씁쓸한 것도 현실이다.

 

물론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언론사로 인해 폐단이 많이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때 그 때 처리를 해야지, 한 마디로 예전에 국민들 지문 채취를 두고 ‘국민들 모두 범죄군으로 보냐’란 인식이 일어나기도 했기에, 바로 그런 눈으로 보는 것인가.

 

더욱이, 들리는 풍문에 주위 인근 도시의 H일보 기자는 재물도 많이 벌었다는 풍문도 돌더라. 풍문은 풍문이거니와 사업수완이 좋아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꼭 사업수완이 좋아서 그렇게냐란 진보적인 사고에서 의문이 밀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왜냐면 전통이 있는 언론사에 몸담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일반사람들의 인식에는 신생언론사와 비교해 ‘갑’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일전 검사 성추행 사건을 들여다보면 알 것이다. ‘검사 신분인데, 어찌 반항 하겠냐’란 심리적 위축감, 즉 이는 반대로 일반 시민들한테는 검사 신분이란 자체가 사회적 위력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더라도, 일반 사람들 자체가 의외로 공적인 사회적 신분을 바라보는 부분에 꽤나 약한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로 60년 전통이 있는 H일보가 그냥 가만히 있어도 신생언론사에 대해서 ‘갑’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이 말이다.

 

따라서 지난 H일보 사태에서 벌어진 주위의 시선들을 간략히 정리 한번 해보면 한 마디로 ‘독재시대’, ‘정의퇴보’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리고 위, A도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바로 H일보 회장과 같은 ‘독재시대’, ‘정의퇴보’가 아니겠는가. 따라서 H일보 노조를 응원한 많은 이들은, 당신들이 보지 못한 다른 곳에서 바로 이런 일들인, 언론이 언론에 대해 자행되고 있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논외로 한 마디 덧붙이자면, A도청의 A지사, 일(?) 잘한다는 말이 들리지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뭘까. 게다가 친구 따라 강남 가는 건지, 이 주변 꼰대 지역 B권력기관은 이것 보다 더한 가관속에, 5공으로 회귀한 듯 착각 현상까지 일더라.

 

아직도 그 옛날 영광 속에 젖어 사는지, 각 방송사, 신문 등의 본사 및 취재본부들이 즐비한 회색의 도시에서, 이런 부분에 기자 무리가 좌지우지 한다는 말까지 들리 운 듯 해 더욱 기가 찰 노릇이다.

 

그렇다고 이 꼰대 지역, A권력기관도 칭찬받을 일은 없는 것 같더라.

 

되돌아와 다시 한 번, H일보가 문제 있다는 것이 아님을 밝혀둔다. A도청에서의 저런 비상식적 같은 일이 있다 보니 H일보 기자를 두고 예로 말한 것이고, 당사자 행위가 없더라도 상징성과 전통성만 가지고도 일반 사람들의 인식에 ‘갑’일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간사 하나 없어진다고 해서 바뀔 일도 아니다. 간사란 말뜻이, 단체의 일을 처리하는 자로, 벌써 기자라는 소수 또는 다수의 무리가 집단화되어 다른 이가 간사 역할을 또 맡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런 것들이 우리나라 지자체 구석구석 깔려 있는 것 같아, 특정 언론사만 탓할 일은 더욱 아니다.

 

특히나 간사제도는 과거나 지금, 청와대에서도 이렇게 운영하지 않나 싶은데, 고로 지자체는 두말 하면 잔소리다.

 

더욱이 이게 벌써 지난 십 수 년 간 존재해와 언론계와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하나의 암묵적 관례로도 보고 있어 나름 병폐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바로 지난 대구과학관 채용비리에 언론사 가족이 연루된 사건, 이건 어찌 보면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는 것이다.

 

예전부터 우리나라에서 나이든 사람이 어린아이의 고추를 귀엽다며 만지는 것을 하나의 전통적 관습 유례로 봤다. 하지만 오늘날 그것은 성추행으로 바꿨다. 기자 간사란 것이 이보다 더 전통성이 없으면서 저런 폐해가 나타나는데도 존재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기자와 공무원과의 짬짜미인 것 아니겠냐란 말이다.

 

그래서 지자체의 지방분권 참 달콤한 말이지만, 절로 곳간이 어디로 흐를지 눈에 보이기 때문에 이것만은 꼭 털고 가야한다고 말하고 싶다.

 

게다가 한 마디 더 한다면, 위에서 밝힌 것처럼 이런 관계가 일반 행정기관보다 권력기관으로 갈수록 더 노골적이란 사실도 알아두기 바란다.

 

그래서 이러한 병폐적 관행을 과거 정부에서도 단절 못시킨 것을, 현 정부에서는 철퇴 들듯 단호하게 단절시키기를 기대해보고 싶다. 촛불 들고 거리에 나서지 않는 진짜 민초들은 정쟁의 파쇼적 보다는 이것이 더 피부에 와 닿는 사안일지도 모를 일이다.

 

또 H일보 사태를 바라본 언론들에 대해 비열하게 느낀 것도 바로 H일보 사태에 대해, 언론들이 ‘독재시대’, ‘정의퇴보’라 부르짖었던 것 같지만, 그들도 그들 뒤의 취재처에서 일어나는 이런 문제에 대한 ‘독재시대’, ‘정의퇴보’는 눈감고 있는 것 같아 비열하다고 말한 것이다.

 

보수는 어차피 일부 시민들의 인식처럼 썩었다 치고 말 안하더라도, 우리 진보는 ‘기득권’을 싫어한다. 그래서 이 부분(관언유착)도 좀 건드려줘야 하는 것 같은데, 안 건드는 것 같다.

 

진보도 진보만의 ‘기득권’이 있어서 그런가. 아님 진보적 다른 목적의식이 있어서 그런가. 잠시 의문이 돋고 있다.

 

그리고 일반 시민 및 시민단체 또한, 언론 문제는 언론이 알아서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벌써 언론이라는 ‘기득권’을 그들에게 주고 있는 셈이다.

 

아님 진보언론도 나서서 이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하지만, 들리는 말이 없는 것 같다. 그럼 보수는 왜라고 묻는다면, 위에서 썩었다 치고 라는 말을 미리 했다.

 

그래서 내 눈에 보이는 진보는, 진보적 목적이 아닌 목적(?)에 따른 진보로 보인다. 그 목적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꼭꼭 숨겨진 절대 알 수 없는 무언가의 목적이라면 타인인 우리는 절대 알 수 없다. 다만 증거로 판단하고 추정만 할 뿐, 게다가 자신의 내면도 하도 왔다갔다해서 판명불가인 경우도 있지 않겠나. 이게 병적이면 다중인격자란 정신병이란 것.

 

그래서 막간에 나도 엉뚱한 피켓을 하나 들고 싶다. 그것도 LED 피켓으로 ‘세상사, 당신도 당신의 잘잘 못을 먼저 털지 않고 무엇을 논한다면, 당신도 당신만의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 우기지 마라. 고로 당신부터 먼저 회개하고 세상일에 논하라, 특히 일부 정치인, 공무원, 평론가, 언론인, 지식인, 시민단체, 노조, 그리고 오도방자한 자’

 

그리고 ‘당신이 진실이라고 본 현상이, 진실이라고 맞다 손 치더라도 그 진실이 다른 진실을 억압하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란 것도 알아야 한다’

 

[미디어유스 이수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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