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가 제출한「대구광역시 정무·정책보좌공무원, 출자·출연기관의 장 및 임원 임기에 관한 특별조례안」(이하 특별조례안)을 심의한 대구광역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가 위원 전원 찬성으로 이 조례안을 수정 의결하였다. 대구시가 제출한 조례안에서 수정된 내용은 대구시장과의 임기일치 적용 대상을 조례 제정 이후에 임명된 출자·출연기관의 장 등으로 하는 경과 규정을 신설하고, 법령과 충돌하는 일부 출자·출연기관 장 및 임원의 임기를 조정한 것이다. 대구시는 이 정도로 부실한 조례안을 제출한 것이다.

「특별조례」에서 그 재직기간을 대구시장의 임기와 일치시킨 공직자는 전문임기제 공무원인 정무·정책보좌관, 출자·출연기관의 장과 임원이다. 하지만 지방공무원 임용령에 규정된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책결정 보좌를 위한 전문임기제 공무원의 근무기간은 임용권자의 임기만료까지의 범위에서 필요한 시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며 「특별조례」의 주된 대상은 출자·출연기관의 장과 그 임원인 것이다.

이「특별조례」가 시행되면 대구시장이 임기말에 출자·출연기관의 장과 임원을 임명하는 이른바 ‘알박기 인사’는 제도적으로 불가능해진다. 대구시장의 권한, 영향력 등을 감안하면 이「특별조례」의 적용 대상은 출자·출연기관뿐만 아니라 대구시장이 그 장의 임명권을 행사하는 모든 공공기관, 유관기관 등으로 확장될 수도 있다. 이른바 ‘알박기 인사’에 대한 홍준표 대구시장의 발언은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가 전국 최초로 ‘알박기 인사’ 방지 조례를 제정한 이유는 ‘인사 폐해를 해소하고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여 원활한 시정 운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알박기 인사’ 방지 조례만으로는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의 중요한 문제점 중의 하나로 ‘알박기 인사’의 원인이기도 한 낙하산 인사를 방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 취임 이후 대구시는 산하 기관 통폐합, 기관장 연봉상한제 도입, 전국 최초의 ‘알박기 인사’ 방지 조례 제정 등 공공기관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공공기관 개혁의 핵심적인 과제 중의 하나인 낙하산 인사 근절과 낙하산 인사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개선은 뒷전에 밀려 있다. 이는 「특별조례」 제정을 전국 최초를 의식한 정치적 퍼포먼스, 전임시장이 임명한 공공기관의 장 모두를 ‘알박기 인사’로 매도하는 수단 등으로 폄훼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대구경실련은 전국 최초의 ‘알박기 인사’ 방지 조례 제정이 낙하산 인사까지 근절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며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낙하산 인사 근절을 선언할 것을 제안한다. 대구시, 대구시의회에 출자·출연기관 임원추전위원회 구성과 운영의 투명성·책임성 제고, 출자·출연기관 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 등 낙하산 인사 방지 방안을 마련하여 조례 등으로 제도화할 것을 제안한다.

2022년 7월 20일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